일상의 아이디어를 게임에 실험하기


게임듀오 PD이자 개발자, 최준성입니다

일반적인 게임들은 출시 초반에는 좋은 지표를 만들어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파른 하락을 겪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게임듀오의 게임들은 이와는 반대로 시간이 흐를수록 지표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일까요? 저는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작은 아이디어'를 게임에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티클을 통해 게임듀오의 성공 비결인 ‘작은 아이디어'에 대한 내용을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로켓 성장 중인 게임듀오




첫번 째 : 커피 먹다 생각 난 아이디어

아이디어는 게임 외 매체에서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책이나 영화, 방탈출 게임, 심지어는 일상적인 것들까지도 우리에게 영감을 줄 수 있죠. 어느 날 카페에서 커피를 구매한 후 커피 쿠폰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쿠폰을 받고 문득 쿠폰의 역사가 궁금해졌습니다. ‘쿠폰은 언제 만들어졌을까?’라는 생각으로 쿠폰의 역사를 찾아보니, 약 130년 전에 코카콜라에서 만들어 나누어준 쿠폰이 최초의 쿠폰이었습니다. 쿠폰과 관련된 실험과 연구는 약 130년 동안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었죠.

10잔을 먹으면 1잔을 무료로 주는 커피 쿠폰


그렇게 쿠폰과 관련된 실험들을 찾다 미국 서든 캘리포니아 & 펜실베니아 대학교 공동 연구로 진행된 재미있는 쿠폰 연구를 찾게 되었습니다. 연구는 세차장에서 진행되었는데요. 세차장 방문자에게 ‘8칸의 스탬프를 찍으면 무료 세차 1번’을 받을 수 있는 쿠폰, ‘2칸이 미리 찍혀, 8칸의 스탬프를 찍으면 10번을 달성해 무료 세차 1번’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을 나누어 주고 어떤 쿠폰을 더 많이 사용하는지 알아보는 실험이었습니다.

실험에 사용된 무료 세차 쿠폰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첫 번째 쿠폰보다 두번 째 쿠폰의 완성 비율이 2배나 높았죠. ‘공짜 세차’라는 혜택을 받기 위해 8번의 세차를 해야하는 건 두 쿠폰 모두 동일했지만, 두 번째 쿠폰은 마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이 이미 시작된 것 같은 느낌을 소비자에게 제공한 겁니다.




게임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위의 쿠폰 연구를 '어떻게 게임에 적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모바일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출석 보상이 생각났습니다. '사용자의 목표 달성을 도와준다면, 게임 플레이에 더 재미를 붙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닌자 대전>이라는 게임에 ‘슈퍼 출석'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출석 보상 로직을 적용했습니다. 첫날 들어온 유저가 '슈퍼 출석' 버튼을 누르면 6일 차 출석 체크 보상까지 받을 수 있어 다음 날 들어오면 큰 보상인 7일 차 보상을 바로 받게 되게끔요.

<닌자대전>의 '슈퍼 출석' 인터페이스


결과는 어땠을까요? ‘슈퍼 출석’ 도입 전후의 리텐션 지표가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즉, 커피를 마시러 갔다가 우연히 리텐션을 향상시킨 아이디어를 발견하게 된 셈이죠.

슈퍼 출석 업데이터 전/후 리텐션




두번 째 : 책 읽다 생각난 아이디어

이번엔 일상에서 책 읽다 얻은 아이디어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평소 읽던 <혁명의 팡파르>라는 책의 저자가 직접 진행한 '엽서를 몇 종류로 팔면 가장 잘 팔릴까?'라는 실험입니다.

<혁명의 팡파르> 소미미디어(2021)


실험은 '판매대에 2장의 엽서를 두는 경우'와 '10장의 엽서를 두는 경우', 어떤 게 더 많이 팔릴지 알아보는 실험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판매대에 있는 엽서가 잘 팔릴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2개의 엽서 vs 10개의 엽서


실험 결과, 소비자는 판매대에 10가지 선택지가 있던 경우 선택에 대한 '후회의 가능성'이 생겨 눈에 띄게 구매를 망설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선택지가 너무 많아 선택한 것을 후회할까 염려하게 되어 결국 판매대에서 멀어지게 된 것이죠. 그렇다면 2가지 선택지는 어땠을까요? 2가지도 고객은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짜장면과 짬뽕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짜장면을 먹으면 짬뽕이 더 맛있을 것 같고, 짬뽕을 먹으면 “아 짜장면을 먹을 걸!”과 같은 생각이 들어 '후회의 가능성'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고객에게 몇 개의 선택지를 주는 게 좋은 걸까요?

선택지가 엄청나게 많은 '김밥천국'의 메뉴판




게임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혁명의 팡파르>에서 진행한 실험을 통해 저는 '후회할 가능성'을 최소화 하는 마법의 수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여러 고민 끝에 기존에 2개를 제공하던 <아처 키우기>의 인앱 패키지 상품의 종류를 에서 3개로 늘려보았죠. 그 결과, 특정 국가에서 패키지 판매량과 총 매출이 최대 2배 이상 증가하는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아처 키우기> 상점 인게임 이미지




일상의 작은 아이디어를 게임에 적용하기

이렇듯 일상의 작은 아이디어와 영감을 게임에 녹여내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오늘부터 일상에서 작은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그것을 게임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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